*공주, 왕자 : 단발모리 팔로워 애칭
안녕, 공주 왕자들! 이번 한 주도 잘 보냈어? 날씨가 갑자기 너무 너무 더워져서 정신 못차리겠더라.뉴스에서는 올해 여름이 몇십년 만에 최고로 더울 거라고 하던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 걸 보니 그럴 것 같아. 이럴 때 일수록 공주도 건강 관리 잘 하구! 너무 무리하지 않기 약속🫶
나는 저번 주 편지에 적은 대로, 이번 주는 오랜만에 3일 간 푹~ 쉬다 왔어. 퇴사하고 사실 휴식을 제대로 취한 적이 없었는데, (5월에 1박 2일 놀러갔었는데, 일을 안하니 불안해서 뜬 눈으로 밤샘..)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한 달 불태우고 3일간 일 생각 안하고 생산적 활동 없이 뒹굴거리며 보냈어. (우연히 넷플에서 '투핫'이라는 솔로지옥 매운 맛 버전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까지 다 몰아봤지 뭐야?) 사실 쉬면서 일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맛있는 것도 먹고, 비생산적인 일로 머리를 비우고 쉬다오니 지친 몸과 마음이 리프레시 되어 좋더라고. 왜 휴식이 필요한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한 주였어.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푸념같은 글을 적어보려고 해. 매번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는 밝은 이야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솔직하게 말해 보려고. 인스타에는 담기 어려웠던 나의 어두운(?) 이야기이... |
|
|
사실 많이 불안해. (나는 생각보다 슈퍼 쫄보거든.) 매번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보니,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주어지는 시스템이었잖아. 근데 회사 밖은 정말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배와 같아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갈지 스스로 판단해야 하고, 스스로 노를 젓지 않으면 도태되기 쉬워. 그리고 혼자라, 나의 상황을 누군가가 평가해 줄 수 없어 '내가 잘 나아가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순간들도,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은 막막한 순간들도 많고. 저번 주에 이야기 한 것 처럼 그냥 매일이 불안정, 불확실 속인거야.
이렇다 보니, 일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를 더 쪼는 것 같아. 회사를 다닐 땐, 일이 잘 되지 않는 날에는 조금 땡땡이(?)도 치고, 주말에는 일을 잊고 나의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매일 매일이 전부 '나의 일'이 되어버렸잖아. 그러니까 일과 삶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아졌어.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거야. (모두 내가 벌린 일이니까!)
불안의 원인 속에는 돈도 있어. 회사를 다닐 때는 '고정 수입'이라는 것이 있잖아. 내가 어떻게 일해도 월급날에는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월급은 내가 받아야 할 '당연한 돈'이었으니까. 근데 회사 밖에 나가보니, 그 '당연한 돈'이 없더라. 지금 회사에서 받는 돈 보다 적게 버는 건 아니지만, 버는 금액이 일정하지 않으니 돈을 많이 번 달에도 마음이 불안한거야. 다음 달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프리랜서 세상에 발을 담구고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프리랜서는 모든 일을 성과로 말한대. 회사에서는 내가 실수를 하거나, 그 분기에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눈치는 보겠지만) 월급을 받잖아. 근데 프리랜서는 그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중간에 짜르거나, 다음 프로젝트를 따는 것이 쉽지 않아진대. 그래서 밤을 새가면서 일에 몰두하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엄청난 좌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너무 충격이었어. 프리랜서가 되면 하고 싶은 일만 받으면서 즐겁게 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면이 있었던거야.
퇴사하고 시야를 넓히기 위해 사업가 분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 사업도 마찬가지더라. 초반에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생고생을 하면서 그 일에 몰두해도,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도 많고, 생각보다 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도 엄청 많더라고. 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회사를 나와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만큼 회사에서 일하는 것의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의 정도와 불안감의 크기는 회사 다닐 때와는 정도가 다른 것 같다고 느꼈어. '이 이게 회사 밖 세상이구나.'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을 시작하면, 끝을 내기 쉽지 않더라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일만 하다 요절하는 것이 아닐까?'(?),'나는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하지?',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이 맞을까?' 등등.. 고민은 또 다른 고민을 물고와 생각이 끊임 없이 이어지지. 나는 대학교에서 배운 게 간호사 일 밖에 없으니까, (심지어 그것도 잘 안 맞았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는 어디에 전문성을 쌓아야 하나 고민이 많기도 해. |
|
|
인스타에서는 정제된 모습으로 내 이야기가 나가기 때문에 '회사 나가서 잘 살고 있네? 좋겠다.'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도 인간인지라 나약한 모습이 많아. (가끔 왜 이렇게 마음이 단단하지 못할까 속상할 때도 많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나는 인스타툰을 나의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거지. 모든 콘텐츠는 일기처럼, 그리고 약간의 자기암시와 같은 글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그게 다 나에게 하는 소리라서 그렇거든. ㅎㅎㅎ (특히 아래 글귀)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해, 그리고 나의 경험과 내가 아는 것들을 정리하기 위해 그렸던 만화들이 사람들의 공감을 받아 운 좋게 지금의 내가 된 거야. 그걸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고, 인스타하길 참 잘했다니까?
아무튼 불안은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다시 회사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내 스스로 24시간을 설계하는 경험을 처음 해보기도 했고, 이게 생각보다 매력적이더라고. 나는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을 되게 힘들어 하고, (특히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를 때) 하고 싶은 일들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회사 밖을 나오니 모든 일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거야. 그러니까 일 하기 싫다고 누구를 탓할 것도 없고, 일 외에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되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만나며 살 수 있거든.
나는 아직 회사 밖의 세상을 적응 중이라고 생각해. 모든 새로운 환경에는 적응기가 필요하고,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그 생태를 알아야 하잖아. 그래서 회사에서와 완전히 다른 스트레스를 왕왕 받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점점 약해지지 않을까 싶어. 그럴려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겠지.
불안하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 나를 믿는 수 밖에. 지금은 그것 밖에 방법이 없더라. 오늘 해야 할 일에 충실하고, 오늘을 잘 보내다 보면 이 하루들이 쌓여 5년 뒤, 10년 뒤 더 멋진 나를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긍정회로 돌리는 주웅. |
|
|
🤡 휘뚜루마뚜루 고민상담은 이번 주 휴무
이번 이야기가 단발의 고민 이야기였어섷ㅎㅎㅎ..... 이번 주는 스킵! 혹시 나의 미래와 관련하여 단발쓰와 고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래에 적어줘! 일주일에 한 사연씩 가지고 와볼겡😙 (답변을 다 하지는 못해도, 하나씩 꼼꼼하게 읽어보고 있어. 남겨줘서 고마워!) |
|
|
📝 마무리하며
오늘은 마냥 긍적적인 이야기가 아니였어서 조금 그렇지만, 마냥 좋은 것만 보여주는 게 답이 아니기도 하고, 내가 편지를 쓰고자 마음 먹었던 이유도,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서 였거든. 오늘은 고민들로 이야기를 채웠지만, 내년 이맘 때 즈음에는 오늘의 편지를 보면서, '그땐 그랬지, 귀엽넿ㅎㅎ' 추억할 수 있는 멋진 언니가 되어있길 바라며❤️❤️... 그럼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에 또 만나자. 안뇨옹!
P.S. 혹시 꿈돌이 알아? (아 몇 살이냐고..? 아직 어려..허허허헣...) 이번 주에 대전에 놀러갔는데, 둘째 날에 한밭수목원을 다녀왔거든. 꿈돌이 여자친구 그림이 반가워서 찰칵 해 본 사진이야. 되게 찐따(?) 처럼 나와서 웃기넼ㅋㅋㅋㅋㅋ 손에 쥔 것은 초코 우유~~ (TMI 대방출)
FROM. 단발모리 |
|
|
'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혹시 단발의 이야기가 공주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커피 한 잔 선물해 주기! 희희. 울 공주, 왕자들의 응원은 단발쓰를 춤추게 한답미다.
수진 공주, ys 공주! 커피 선물 정말 고마워! (개별 답장은 댓글로 달아 두었어😙) 공주 사랑 마시면서 행복하게 글과 그림 또 그릴게. 핱튜!
그럼 다음에도 힘나는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앙뇽!❤️
FROM. 단발모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