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공주! 얼탱 없는 제목으로 찾아온 오늘의 레터 . . . 이전에 말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레터를 내 일주일 회고이자 공쥬들과의 프라이빗한 소통 창구로 쓰는 편이거든.
그래서 회고를 하기 위해 일주일을 돌아보면서 이번 주 캘린더와 스토리 기록들을 살펴보는 편인데 이번 주는 진짜 특별하게 뭘 한 게 없더라고. 캘린더에도 거의 일과 관련된 일정 뿐이고, 스토리도 비슷했어.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고 열심히 살고 있는 요즘. 나름 여유롭게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하루를 거의 일로 채우고 있었나봐. 예전에는 하루 안에도 깨닫는 것이나 생각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진짜 일 생각밖에 안하고 있는 거 있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생각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쉴 때는 그냥 유튭이나 넷플릭스를 보곤 해.
이렇게 적어두고 보니 조금 위험 신호인 것 같다 ^_ㅜ (이제서야 느낀 1인) 일 하는 게 재미있긴 하지만, 과거의 경험 상 이런 식으로 살면 또 일에 매몰되어 길을 잃곤 하거든. 나는 삶을 다채롭게 살고 싶은 사람인데, 자꾸 정신 차려보면 일 쪽으로 빠지는 것 같아. 왜 이렇게 또다시 삶이 단조로워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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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일을 할 때는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걸지도 몰라. 아니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처음이기 때문에 막막하게 느껴지는 걸수도 있고.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 인스타툰 작가로 먹고 살고 싶다가도, 인스타툰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가, 여행을 하고 싶기도 하고, 또 내 그림이 담겨있는 굿즈를 팔고 싶기도 하고. . . . 그래서 하다가 금세 방향을 잃는 게 아닐까. (정신 너모 없는 것.)
이전에도 프리랜서로 독립하면서 느낀 감정이지만, 혼자 일을 할수록 '혼란스러운'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 매번 회사에서는 내가 나아갈 방향을 정해주고 그 안에서 내가 더 하고 싶은 것을 좁혀가는 작업들을 했는데, 회사 밖에서는 다 내가 정해야 하니까. 그리고 회사와 달리,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일을 주지 않거든.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하다보면 내가 잘 나아가고 있나? 문득 확신이 약해지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
특히 결과가 잘 나지 않으면 더더욱 그렇거든. 회사에서는 결과가 나지 않아도, 제 3자의 시선이라 그 상황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 나는 뭘 하면 좋을까' 좀 더 빠릿하게 머리가 돌아가는데, 온전히 내 일이 되면 걍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 ㅎ. . . (약간 중이 제 머리 잘 못 깎는다고. . . 연애도 남들 훈수는 잘 놓아도 내 연애는 어렵잖아. 내 일이 될수록 객관적인 판단이 잘 안서서 그런 것 같아.)
그럼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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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내가 쓰는 방법은 회고야. 지금 내가 레터를 쓰면서, '어? 나 요즘 왜 이렇게 단조롭게 살고 있지?' 깨닫는 것처럼.
내가 퇴사 후 1년 동안 일을 쉬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나의 변화는 자세히 봐야 보인다'는 것이야. 그 자세히 보는 작업 중 하나가 회고인 거고. 올 한 해 일을 쉬면서 번아웃과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올렸었는데, (번아웃 경험자로서) 사실 사람은 번아웃이 오기 전 정말 많은 신호들이 오거든?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조금씩 부정적인 변화가 오기 시작해. 근데 우리는 쌓여있는 일들에, 주변 사람들의 소음에 그 변화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지.
아래는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몇 개월 전에 적었던 모닝페이지의 일부인데, 한 번 봐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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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나에게는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가 없으면 번아웃이 온다'는 내용이야. 근데 너무 웃기게도 이 내용을 쓰기 한 달 전에도, 1년 전에도 같은 말을 써놨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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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은연 중에 그걸 느끼고 있었던 거야. 사실 나는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 여유롭고 즐겁게 베짱이 같은 삶을 살고 싶어서 그만둔 거였거든. 많이 버는 삶보다 내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삶. 일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며 사는 삶.
하지만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에,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닌데도 욕심을 부렸던 것 같아. 두 번째 회사를 다니며 인스타툰 작가로 투잡을 할 때는 사실 주말에는 어느정도 여유를 두고 살았고, 하루 종일 일만해도 버틸만 했거든. 그때는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ㅎㅎ
근데 이게 다 쌓이고 있었더라. 그걸 내가 모르고 있었던 거야. 느끼고 있었지만 나의 신호들을 모두 무시한거지. 그래서 버티지 못하는 시점이 왔을 때 와르르 무너져버린 거지.
내 이야기를 길게 했지만,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야. 우리는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몰라. 왜냐면 그렇게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거든.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내 몸 건강은 어떤지. 잠시 쉬면서 돌아볼 시간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 같아.
레터를 안 썼으면 몰랐을 나의 요즘 상태처럼 . . . ^^. . . 아휴 이 하나만 달려드는 태도는 언제 고쳐지나 몰라. 나는 그래서 요즘 달력에 '쉬는 날'을 꼭 적어놔. (근데 하루 종일 유튭, 넷플릭스만 봐서 쉬는 날이 의미가 없었던 듯. . . - 막간을 이용해, , 나는 요즘 흑백요리사랑 불량 연애봐. 넘 재밌삼. . )
이번을 계기로 나도 다시 '쉬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아. 나는 어떻게 쉬었더라 . . . 뭘 하면 쉰다고 느꼈더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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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문장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노동의 한계를 초과하면 결국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돼버린다는 걸 영주는 잘 알았다.
좋아하는 일도 이럴진대, 좋아하지 않는 일을 엄청 많이 해야 한다면? 일이 고역이 될 것이다.
일하는 재미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일의 양이 얼마나 적당한가이다.
- 책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52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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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발이랑 만나서 회고할 사람?
오늘은 편지 내용과 연결해서 회고 모임 소식을 전해보려고 해. 저번 주에 슬쩍 공유하긴 했는데! 원래는 온라인으로 진행해 보려고 했는데, 직접 만나보고 싶어서. . . ! 일단 레터에 먼저 올려보는데, 넘 오랜만에 올려보는 오프라인 모임이라 . . . 아모도 참여하는 사람 없으면 오또카지? 조금 떨린다 호호호 . . .
[ 어떤 걸 해? ]
1년을 돌아보며, 내가 1년 간 어떤 모습으로 지냈는지 & 내년에 나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깊이 있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 더불어 올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고민을 회고 공쥬들과 나누면서 작은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도 함께 가져보려 해.
👗 드레스코드 : 연말 모임이니 빨강 & 초록
[ 상세 안내 ]
✅ 위치 : 미금역 (수인분당선) 근방 도보 10분 이내
✅ 날짜 : 12/29(월) 7pm - 10pm
✅ 비용 : 50,000원 (공간대관비 포함)
✅ 인원 : 최대 5명 - 3명 이상 모일 시 진행
👉 소수 진행인 만큼 꼭 참여할 수 있는 공쥬들만 신청해쥬 ><
공쥬들과 2025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도전과 시작의 2026년을 함께 계획할 공쥬들 컴컴! 단발 모임답게, 따뜻하고 유쾌하게 진행될 예정이야 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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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뚤마뚤 고민상담소 재오픈! )))
이제 단발의 기력이 충전이 되어서,
공주들의 고민을 찐-하게 들어줄 준비가 되었어 호호.
함께 나누고 싶은 고민이 생겼다면
아래에 남겨줘.
일주일에 한 고민씩 가져와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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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하며 . . .
답장 남겨준 중원, 히경 공쥬 고마워 ! 레터 쓰기 전 항상 답장을 보고 오는 시간이 제일 설레 . . .ㅎㅎㅎ (히경 공쥬 회고 모임 함께 하면 좋겠다 헿헿)
오늘 뭔가 내용이 길어진 느낌인데, 쓸 말이 없다고 제목에 써놓고 막상 써보다 보니 길어진 것 있지? 역시 펜을 들어 초반에 쓰는 게 어렵지 막상 하다보면 시간이 금세 간다니까 . . . 신기한 것. 다음 주에는 조금 더 다채로운 한 주를 보내고 또 재미있는(?) 단발의 일상으로 찾아올게. - 담주는 남편이 일주일 휴가를 내서 뭔가 일 안하고 놀고 있지 않을까 약간의 걱정 & 설렘이 있다만 . . . ㅋㅋㅋㅋㅋㅋ
이제 곧 연말이네. 다음 주 편지가 올해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니 . . . 믿겨지지가 않아. 그럼 오늘도 긴 편지 읽어줘서 고맙구, 우리는 다음에 만나용! 하튜하튜 (모임에서 공쥬를 만나길 바라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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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발이네 놀이터 - 오카방 ]
퇴사를 고민하고 있거나, 퇴사를 한 공쥬들 커몽!
단발처럼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주들과 함께 놀고 싶어 만든 방😌
단발이 뭔가를 하게 된다면,,, 요기서 가장 빠르게 공지할게요옹📮
공쥬들이랑 한 것들,,
1. 갭이어 토크토크 브런치 벙개
2.디지털 디톡스 - 낭만 여행
3. 같이 전시회 보러가기
4. 모닝페이지 챌린지
6. 온라인 퇴사벙
등등등... 느슨하게 이어가는 즁...
들어와서 상단에 공지사항 꼭꼭 읽기! 닉네임으로 이름 바꾸고, 자기소개 남겨주기 ~~~ ❤️
비밀번호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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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혹시 단발의 이야기가 공주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커피 한 잔 선물해 주기! 울 공주, 왕자들의 응원들은 단발이 오래오래 레터를 쓸 수 있게 도와준답미다 >_< 헤헤헿💞
그럼 다음에도 힘나는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앙뇽!❤️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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