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업무와 관련된 일로는, 출판사 담당자님과 미팅이 있었고 마지막 랑랑 나들이가 있었고, (9-10월은 재정비 기간!) 오랜만에 '좋아하는 일로 돈 벌기' 강연이 있었어. 요즘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고 했던 거 기억나? 참 재미있게도 이번 주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그런 내 생각을 더욱 더 견고히 만들어준 것 같았어.
'좋아하는 일로 돈 벌기' 시리즈를 마치고, 올해 3월에 길벗 출판사에서 미팅 요청을 주셨어. 같이 책을 써 보자고. 이전에 내가 마케터로 일을 했던 것들을 기반으로 전자책을 혼자 써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많이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 선뜻 하겠다는 말을 못하겠는 거야. 글을 쓰는 게 너무 어려웠거든. 그래서 쓰고 싶은 책은 있었지만 조금 더 경험을 쌓아 내 이야기가 탄탄해 졌을 때, 글 쓰기 실력이 좀 더 늘었을 때 책을 쓰기로 마음 먹고 거절 메일을 보냈지. 근데 한번 만나보자고 하시는 거야. 놀랍게도 담당자님 두 분이 나와 한번 만나고 싶다고 내 첫 강연에 오셨었어. 이런 분들이라면 내가 쓰고 싶은 것들을 어느정도 이해해 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간을 수락했었어.
하지만... 그 때부터 또 문제... 원래는 인스타툰과 관련된 책을 먼저 가볍게 써 보자고 제안 주셨는데, 컨셉이나 목차까지 다 정했는데 글을 도저히 못 쓰겠는 거야. 또 글쓰기병(글 쓸 일 있으면 도망다니는 단발만의 병)이 도졌나 싶었고, 맨날 마감 기간을 지키지 못하는 담당자님의 금쪽이 작가가 되었지. 그래서 이번에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어. 아래는 담당자님과 했던 대화 내용 👇
📕담당자님 : 책 쓰시면서 어떤 게 어려우세요?
😂단발 : 사실.. 이 내용을 쓰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가진 스킬들을 알려주기 보다는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탐구해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담당자님 : 그럼 작가님이 하고 싶은 거 하세요! 저희도 그 모습을 보고 작가님 컨택한 거였고, 저희가 1순위를 원하는 책도 작가님이 하고 싶어하시는 내용인 걸요.
담당자님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흔쾌히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말씀 주셨고 희한하게도 그 뒤로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말하길 잘했다 싶었지.
여기서 느낀 바가 있어. 사실 나는 이런 어려운 대화 하는 게 아직도 참 어려워. 또륵. 그래서 여지껏 이런 상황이 생기면 앞에서는 '네'하고 뒤에서는 툴툴거리면서 일을 했거든. (아님 도망다니거나. ㅎ) 이미 내 마음은 A를 원하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B를 하고 있는거야. 그러니까 성과는 안 나오고 오히려 내 평판은 떨어지고... 악순환인거야. 그럼 나는 왜 어려운 이야기를 못할까? - 결국 나는 무의식 중에 이 상황에서 내가 안 좋은 소리를 하면, 이 의견에 반대하면, 거절하면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거야. 라고 생각했던거야. 그 상황 자체를 모면하려다가 이후에 더 결과가 안좋아지는 거지. 이게 생각보다 내 평판을 지키는 데 치명적이더라고. ㅠㅠ. 그래서 이제는 그 순간이 너무 어렵고 무섭고 두렵더라도, 내 의견을 뚜렷히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 그 기준은 나의 마음.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일이라면 친한 사이라도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연습,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맞추려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에 좀 더 집중하는 연습을 하기로 했어.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순간 대답하지 말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나의 마음을 돌아보는 거지.
서른짤이면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이런 것들이 힘든지 모르겠어. 허헣.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대화 방법, 스스로 마음을 아는 법 등에 대해 어렸을 때 부터 가르쳐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이를 먹고 이걸 알아서 극복해 내려니 쉽지 않은 것 같아. 기회가 된다면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을 위해 이런 나의 경험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 일단 내 마음부터 단단히 만드는 연습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