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왕자 : 단발모리 팔로워 애칭
안녕, 공주? 단발이야. 오늘도 지각이다 지각 ~~~ 🥲 이상하게 주말은 평일보다 더 바빠서, 한 주를 마무리 하며 느-긋하게 쓰려는 레터가 항상 일에 치여서 쓰게 되는 것 같아서 넘모 웃프다. 다들 회고는 잘 하고 있으려나?
나는 요즘 이 레터가 나의 안식처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초반에는 부끄러운 마음이지만, 이거 나 왜 쓰지? 하는 마음에 유지에 대해서 고민할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냥 이렇게라도 나의 일주일을 되돌아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어. 사실 혼자 했으면 절대 절대 못했을 일이라, 봐주는 공주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따흐흑... 인스타그램에 비해 좀 더 부담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쓰고 있다보니 언제 레터는 좀 엉성하기도 하고, 또 언제는 짧고, 또 언제는 '아니 이걸 언제 다 읽어?' 할 만큼 길 때도 있고.. 들쭉날쭉 하게 되더라고. 그래도 누군가 봐 주는 사람이 있고, 또 공주들이 보내준 답장들을 보면서 공주들에게도 어쩌면 나에게 쓰는 답장이 공주들 만의 '해우소'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
사실 모든 답장을 한 개도 빠짐 없이 읽고 있긴 하지만, 공주들의 답장은 내가 좋아요를 눌러줄 수가 없잖아. 그래서 좀 아쉽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터 초창기 부터 꾸준히 답장을 보내 주는 공주들도 있고, 처음 구독하면서 답장을 보내 주는 공주들도 있다는 게 참 신기하더라고. 어쩌면 공주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곳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내가 왜 인스타그램을 지금까지 하고 있을까 하면, 결국 나도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요즘 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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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기록하는 행위가 좋았던 것 같아. 내가 죽으면 남는 것은 결국 기록이잖아. (물론 나의 아기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죽어도 지구의 어느 한 구석에 내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거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잖아. 나도 내가 내 스스로 정의했던 '단발모리'라는 이름으로 내가 죽고 나서도 나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 혹시 영화 '코코' 봤어? 내가 유일하게 눈물 흘린 디즈니 영화 같은데, (디즈니 인생 영화) 그 영화의 주인공 삼촌처럼 말이야. 내가 죽어서도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
장기적으로 봤을 떄는 인스타그램은 나에게 '현재를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 귀한 플랫폼이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땐, 내 작은 세상을 넓혀 준 고마운 존재기도 해. 병원 - 집 - 병원 -집을 오가는 평범한 간호사로 살면서, 내 세계는 그냥 그 병원이었거든. 매일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욕하며 털어내고, 또 다음날 죽상으로 출근하고..... 근데 그냥 그런 하루가 원래는 당연했었어. 왜냐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랬으니까. 아무리 목을 빼고 주위를 둘러봐도, 그냥 나같이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거든.
그러다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어. 병원 다닌지 1년이 조금 넘은 시기에 어렸을 때 좋아했던 그림에 너무나도 미련이 남아서, 그 시기에 받은 상여금으로 무작정 70만원 주고 쿠팡에서 아이패드를 질렀거든. 아이패드가 도착하자마자 그림을 그리고 싶어 앱스토어에 '그림'이라고 검색했고 거기서 나온 무료 어플을 바로 깔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 물론 못 그렸지. 종이가 아닌 화면에 그리는 건 또 다른 영역이었고, 나는 색을 진짜 못 칠하는 사람이었거든. 그때 당시에 간호사 일기를 그렸는데, 못그려도 그냥 그 행위 자체가 너무 좋아서 혼자 보기 아깝단 생각에 인스타그램에 콘텐츠를 올렸어. 그 콘텐츠가 바로 이거(클릭)야. ㅋㅋㅋㅋ 지금이랑 많이 다르지?
그게 단발모리의 시작이었어. 이름도 그냥 인스타그램을 까니까 닉네임을 설정해야 한대서, 잠깐 고민하다가 내가 단발머리를 오래 했어서 단발머리라고 적었다가 닉네임이 있길래 단발모리로 적어 하게 된거지. 사람들이 이름 어떻게 지었냐고 가끔 물어보는데, 정말 아무생각 없이 정한 거라 (아이디 뒤에 붙는 6도 그냥 그 아이디 누구 있어서 아무 숫자나 누른 것) 말하기 쫌 머쓱해서 앞으로 멋드러지는 이유를 하나 만들어야 하나 생각했다니까? ㅋㅋㅋ
그렇게 띄엄띄엄 간호사 일기를 올리다가 간호사 일기 외주를 받게 되고, (간호사 회사) 그걸 기반으로 간호사 회사 취직도 하고, 간호사 회사에서 인스타그램 + 콘텐츠 제작 배운 걸 기반으로 단발모리의 이야기들을 쌓아 지금은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배우며 또 성장하고 있어. 간호사 시절 '상여금'이 쏘아올린 작은 공인거지. 이렇든 모든 인생은 참 내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게 없더라. 그냥 일단 좋아하는 마음따라 가고, 현재의 순간에 충실 & 하고 싶은 것들 찾아 나가며 열심히 살다보니 또 원하는 길로 들어서게 되더라고. 내 모든 인생은 의도하기보다는 '일단 하다가' 이루어진 것들이 많아. (내가 충동적인 기질이 좀 강하거든 ㅎㅎ...) 이전에는 왜 나는 이렇게 하나에 몰두하지 못할까, 왜 금세 모든 것을 질려할까 했는데, 그냥 요즘에는 '아 나는 그냥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구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 물론 힘든 과정들도 많지만, 힘든 만큼 또 나도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니까.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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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다 말한 것 같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나는 4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래의 세 가지를 얻은 것 같아.
1. 기록하는 습관
이제는 흘러가는 모든 순간이 아쉽게 느껴져. 4년 동안 쌓아올린 기록들을 보면서 '맞아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았지.'하기도 하고 새로운 기회들이 찾아오는 경험도 하면서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 생각, 인사이트들이 휘발되지 않기를 바라거든. 그래서 매일 아주 작게라도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어. 사람들의 말을 듣다가 '어 이거 꼭 기억하고 싶다'하면 메모장에 적어두거나 카톡 '나에게 보내기'를 이용하거나, 조금 긴 인사이트라면 노션을 활용해서 기록해. 순간에 대한 회고는 사진을 찍어 스토리로 회고하곤 하지. 이 레터도 그런 기록들이 쭈욱 살펴보면서 이번 주에 내가 쓰고 싶은 글감을 찾아나가 거든. 그게 결국 회고의 과정이 아닐까? 싶어. ㅎ. 또, 이전에 써 둔 기록들은 나의 성장의 지표가 되기도 하거든. 내가 이전에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어른스러워졌네, 내가 이전에는 이렇게 글을 못 썼는데 지금은 그래도 이때보다 제법 잘 쓰게 되었네? 하고.
2. 새로운 시야
인스타그램은 나쁘게 사용하면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하고, 자괴감에 빠지기 굉장히 쉬운 구조라고 생각해. 그래서 내가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도 하지 않았던거고. 근데 내가 소비자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가 되니까 조금 더 긍정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어. 나는 나와 같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만 보니까, 지금 나의 관성을 탈피하려는 이 행동(=퇴사, 무모한 도전 등)이 내 주변 사람들한테는 모난 돌 처럼 보여졌거든. 그래서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들었었는데, 이런 내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걸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았구나..! 싶었어. 공주들과 직접 만나도보고,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랜선 멘토들도 생기면서 내 세상이 점점 확장되는 기분이 들더라. 지금도 나는 내 세상 넓히기 ~ing 중!
3. 생각지도 못한 기회
나는 콘텐츠로 생각지도 못한 기회들을 많이 얻었어. (작은 기회 / 큰 기회 등등등) 나는 아무래도 간호사였기 때문에 모든 스킬들이 부족했거든. 사실 정도를 걷는다면 내가 원하는 기회는 오기가 힘들었거든. (예를 들자면 지금의 커뮤니티 매니저 같은.) 그래서 나만의 무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 회사 경험이 없다고 해서 내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 그래서 콘텐츠 만드는 법을 배우고 감을 익히고, 사람을 모아 혼자 프로젝트를 돌려보고, 특별한 경험들을 많이 만들어 본 것 같아.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지원할 때, 나를 꼭 뽑도록 하는 묘수들을 만들어 둔거지. 근데 뭐 '돌아보니 그랬던 것 같다'지, 그 때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그냥 재미있어서 꾸준히 한 게 더 컸던 것 같앟ㅎㅎㅎ 그때는 막 하기 싫어도 공유오피스 끝나서 퇴근하고 콘텐츠 짱 꾸준히 올리고 그랬는데, 그 의지가 어디서 나왔나 몰라. 그런 의지가 지금의 나를 만든 거겠지?
사실 요즘 나 인스타그램 왜 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거든. 계정이 좀 커지고, 나는 지금의 계정도 너모 너모 만족스럽거든. 그러다보니 스스로도 이걸 왜 해야하는지 불분명한 시기가 있어서 (레터가 그 역할을 너무 잘 해 주고 있기에...) 콘텐츠 만드는 게 힘들었는데, 다시 초심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오늘의 레터도 단발의 초심을 되찾기 위한 주제고. 호호홍. 이제 꾸준히 잘 올릴게. 약소옥... 헣허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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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간만에 오늘 레터 좀 긴 느낌이다 안 그래? 사실 묵혀왔던 이야기들이 엄청 많거든. 근데 자꾸 싫은 소리하는 것 같고 자꾸 찡찡대는 느낌이라 혼자 끙끙 앓다가, 그게 다 부질 없다는 것을 깨닫고 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어. 요즘은 심리 상담을 받아보려 알아보고 있고. 신체가 아프면 병원을 가듯이, 정신적으로 아프면 병원을 가는 것은 당연하니까! 혼자 힘으로는 또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 않나 싶더라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오래오래 래 사랑하며 살고 싶거든. ㅎㅎ 이거 관련해서도 레터로 한번 찐하게 써 볼게.
아! 한 가지 소식 더! 내가 하이아웃풋클럽에서 기획 + 운영하고 있는 [ 셀프디깅 : 진짜 나를 찾는 스토리 브랜딩 ] 프로그램이 3회차 모집을 받기 시작했어.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가 없잖아. 나를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해도 스스로를 잘 알지 않으면 그게 정말 어렵거든. 그래서 3주 동안 사전과제를 받아 작성하고, 그 내용을 매주 1회 온라인 미팅을 통해 다양한 멤버들과 나누며, 나를 탐색하고, 나의 이야기 속 강점을 발견하고, 내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작업을 할거야. 내가 지금까지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제일 액기스들만 모아 만든 나의 필살기 같은 프로그램이야. ㅎㅎ. 원래는 내일 저녁부터 정식 모집 신청인데, 하이아웃풋 클럽 허가 받고 셀프 디깅 멤버들한테만 미리 공개한다눙..헤헤.
나 뿐만아니라, 나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HOC 멤버들이 진행자 + 도우미가 되어 다양한 사람들과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시간을 가질 예정! 관심 있는 공주들이라면 아래 링크로 슝슝!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어. 신청기간이 11/1로 짧은 편이니, 서둘러 확인해 주길...❤️
⭐ 셀프 디깅 : 신청서 및 상세페이지 👉 [ 클릭 ]
그럼 이번 주도 함께 해 줘서 고마오! >_< 우리는 다음 주 일요일에 만나, 안뇽!
P.S. 이번 주는 하이아웃풋클럽 멤버들과 등산 벙개 다녀왔어. 어쩜 그렇게 리프레시가 되던지...!❤️ 온몸은 근육통으로 만신창이가 되긴 했지만 정신 하나는 또렷해진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고민들이 많이 날아간 기분이랄까 ! 이제부터는 등산 자주자주 다니려고!⭐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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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혹시 단발의 이야기가 공주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커피 한 잔 선물해 주기! 울 공주, 왕자들의 응원들은 단발이 오래오래 레터를 쓸 수 있게 도와준답미다 >_< 헤헤헿💞
그럼 다음에도 힘나는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앙뇽!❤️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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