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 하다가 '겸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나는 겸손하고 단단한 사람을 좋아하거든. 그럼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겸손한 사람이란 무엇일까? 싶었어. 공주는 겸손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 공주가 생각하는 겸손을 종이에 한 번 적어봐.
겸손 :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
이게 어렵다면 반대되는 개념을 생각해 보자. 겸손하지 않는 사람을 떠올려 봐. 어떤 이미지인 것 같아? 허세가 많은 사람. 여러가지 형태가 있을 것 같아. 내가 가진 것보다 그 이상으로 나를 추켜세우고, 자신의 기준이 곧 정답이라고 여기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으로 남들을 깔보고 막대하는 사람. 타인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 강약약강. 무례한 사람. 기타 등등이 될 수 있겠지. 각자의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겸손하지 않은 사람'을 한 마디로 정의해 보자면 '자신의 정답이 세상의 정답이라고 믿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럼 반대로 생각했을 때 겸손한 사람은? '다양한 정답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아닐까?
우리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생각보다 주관적이거든.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나만의 기준이 생기는 것 같아. 그게 좋은 쪽으로 작용하면 나만의 뚝심이 되는 것 같고, 나쁜 쪽으로 작용하면 편견이 되는 것 같아. 근데 이게 한 끗 차이인 것 같더라고. 그래서 나도 항상 이 부분을 경계하려고 해. 때문에 더 넓은 세상에 나를 떨구려 하지ㅋㅋㅋ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각자 잘하는 게 다 다르고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가진 것이 빛나는 정도도 달라지거든.
예를 들자면 한국은 사계절이 있고, 여름에는 늦어도 여덟시 쯤, 겨울이면 이르면 다섯시 쯤 해가 지잖아.나는 그게 너무 당연했어. 왜? 내가 사는 세상은 그렇거든. 올해 여름에 독일을 갈 일이 생겼는데, 독일 사는 친구가 여름에 독일은 해가 9시 넘어서 진다는 거야.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친구한테 뻥 치지 말라고 콧방귀를 꼈는데, 직접 가보니 진짜더라. 9시부터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하는 거야. (독일이 그렇게 북부일지 몰랐어.. - 있었던 곳은 독일 중에서도 가장 북부 지역이었음.)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ㅋㅋㅋ 물어보니 겨울은 3시에 해가 진다고 하더라고. 그런 환경 때문인지 문화도 굉장히 다른 부분이 많았어. (ex. 겨울이 되면 햇빛을 받을 수 없어서 우울해 하는 사람들이 많고, 정신과 주치의가 기본적으로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그때 느꼈어. 시차부터, 날씨, 문화.. 이렇게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다른데 과연 정답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독일은 적당히 문화가 강하대. (이전에 얘기한 것 같지만.) 일보다 자신의 삶을 더 중요시하고 균형잡힌 삶, 개인의 삶을 중시한다고 하더라고. 그걸 보면서 또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겠다 느꼈고,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많겠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나는 겸손한 사람을 좋아해.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한 없이 낮추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포용 + 이해하는 힘이 강한 사람 같아. 내가 보기엔 저 사람도 진짜 멋진데, 저렇게 부족한 면을 드러내고 계속 더 멋진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구나. 나에게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 더불어 자신의 삶을 사는 기준이 굉장히 확고해서, 내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만큼 스스로도 존중할 줄 아는 모습이 정말 멋지더라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것 같아.ㅎ)
이 부분은 이전에 레터에서 보냈던 '나는 결핍있는 사람이 좋더라' 와 연결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어. 인간은 당연히 완벽할 수 없잖아. 그렇기 때문에 같이 살아가는 거고. 본인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항상 성장하더라. 그렇게 계속 더 멋진 어른이 되어가고....
나도 그런 겸손하지만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어. 아, 앞에서 말한 것 처럼 나는 모든 삶의 형태를 존중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이라면 그 형태가 어떻든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것 같아. 때문에 나는 내 인생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나처럼 살고 싶어하는 누군가에게 과정을 나누며 힘을 전하며 살고 싶어. 건강한 조언을 통해서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그런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 지금 내 글을 읽고 있는 공주의 생각은 어떤지도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