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공주! 단발이야. 한 주 잘 보냈어? 나는 이번 주도 여전히 ~ 일에 몰두하는 일주일을 보냈어. 초반에 일을 하면서 사실 거진 6개월 넘게 일에 있어서 방황하는 기간을 겪었는데, (환경은 좋았지만 스스로가 적응하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작년 12월부터 조금씩 일에 대한 방향을 찾아가고 있어 신기한거 있지. 이 과정 속에서 발견한 사실은,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것들에 있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성장하고 싶어서 배울만한 점이 가득한 지금의 일을 택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혼자 삐그덕 거리는거야.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도 몰랐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명확히 그려지지가 않다보니 방황은 지속됐어. 3년 전과 달리 하고 싶은 일도 만났고, 일하고 싶은 멋진 환경도 만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내가 방황 끝에 찾은 결론은 (아직 딱 명쾌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모든 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내가 적응하는 과정이지 않았나 싶어.
나는 좋아하는 일만 만나면, 멋진 회사를 만나면 내가 앞으로 더 일을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 근데 막상 들어와보니까, 나보다 대단한 사람들만 가득하다 보니 나는 초라해 보이고,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작아 보이는거야. 그리고 그 부족함을 들키고 싶지 않아 어려운 게 있어도 팀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았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들만 해 나갔어.
그러니 성장할 환경을 잘 만났어도 발전이 없었고, 여전히 모든 게 어려웠어. 나보다 멋진 사람들이랑 일하고 싶어했으면서, 결국 나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며 또 배 아파하고 있는거야. (뭐 어쩌라는 거지? ㅎ)
인간은 원래 자신의 나약함을 숨기려 하잖아. 나도 똑같았지 않았나 싶어. 하지만 내가 지금의 나보다 좀 더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내가 부족한 걸 잘 아는 능력도 필요하더라.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는 거야. 그래 나 어려운 커뮤니케이션 하는 거 어려워하고, 시간관리 잘 못하고, 우선순위 잘 못 세워. 그래서 지금 내가 그거 발전시키러 온 거 잖아? 그럼 날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우리 팀이 있지? 그래 팀에게 나의 문제를 이야기 해 보자. 이런 결론 끝에,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어려워 하는 것을 나누고, 팀원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는 연습을 하고 있어.
물론 아직도 도망가고 싶을 때가 종종 생기지만 - 실수 할 때 - , 확실히 문제에 여러번 부딪히고 함께 고민해 주는 팀원이 있느니 점점 더 나아지는 것 같아. (이 과정에서 리더의 영향이 정말 큰데, 항상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공유해 달라고 말해 줘. 문제가 일어났을 때 누구를 탓하기 보다 함께 해결책을 찾아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매번 얘기해 주거든. 머리로는 알면서도 잘 안되는 것들인데, 매번 이렇게 강조해 주시니 나도 머리에 각인이 되더라고 ㅎㅎ..)
그렇게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는데 6-7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 근데 그렇게 인정하고 나니까, 하고 있는 일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좀 더 발전 시킬 부분들을 찾게 되더라. 그러면서 일에 점점 몰입하게 되고, 개선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재미를 붙여 일하게 되는 것 같아.
이 과정에서 얻는 인사이트들이 너무 귀해서, 요즘은 업무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있어. 여기에 오늘 실수한 것들 & 개선 사항 & 얻은 레슨런 & 인사이트 등등을 적으며 업무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지. 신규 간호사 때 이후로는 업무 노트 적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 (2018년에 적었던 기억...^^*) 괜히 마음이 울렁울렁 ~ 하더라고. 이 노트가 다 채워지면 또 얼마나 성장해 있으려나 설레기도 하고..! 귀찮아 하면서도 기록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까, 맨날 이렇게 강제적으로라도 회고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공주의 일주일은 어땠어? 나 맨날 일 얘기만 해서 독립일기가 아니라 - 업무 일지로 레터 이름을 바꿔야 할 지경인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 여러가지의 독립의 형태가 있으니까 뭐... 요즘의 독립은,, 나의 업무로 하기로.... 공주의 일주일도 아래에 남겨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