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왕자 : 단발모리 팔로워 애칭
안녕, 공주들! 다들 한 주 잘 보냈어? 나는 이번 일주일 정말 폭풍과도 같은 한 주였어. 저번 주에 내 편지를 봤다면 알 수도 있는데, 좋은 기회로 5월부터 다시 회사를 다니기로 했다고 소식 전했던거 기억나? 사실 그렇게 편지에 쓰고도 정말 정말 정말... 고민이 많았어. 저번 주 일요일도 싱숭생숭한 마음이라고 표현했었는데, 편지를 보내고 나서도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 '과연 내 선택이 옳은 길일까?'싶고. 이전 편지에서 나는 후회를 잘 안하는 편이라고 썼는데, 회사를 다니겠다는 결정이 났는데도 계속 찝찝한 상태인거야. 대표님도 좋고, 함께 일하게 될 선생님도 정말 좋고, 여기서 배운다면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고... 분명 머리로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외치고 있는데, 숨이 턱 막힌 것 처럼 답답한 느낌이 계속 들었어. 그게 거진 2주간 지속되었던 것 같아.
원래 하던대로 '일단 해보고 생각하자!'며 결정을 내렸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계속 불안한거야. 눈을 감으면 밀려 들어오는 생각들에 지칠 때까지 핸드폰을 보다 새벽에 잠드는 일이 허다했고, 원인 모를 우울한 감정에 눈물이 주룩주룩 날 때도 있었어. 근데 그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겠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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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지금 힘들까, 내 진짜 마음은 뭘까, 일주일 간 정말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 원래 고민이 있을 때는 일기를 쓰거나 종이에 고민들을 시각화해서 해결책들을 적어 바로 실행하곤 하는데, 그렇게 기록을 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거야. 그래서 그냥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던 것 같아. 내가 왜 회사를 다니고 싶은지, 그러나 이 우울의 근원은 무엇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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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씁쓸하지만 나는 이런 결론을 냈어. 내가 회사를 들어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혼자 무언가를 할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나만의 힘으로, 나만의 일을 해보겠다고 회사를 나왔는데 생각보다 회사 밖 세상은 허허벌판인거야. 어떤 행동을 해도 이제 그 리스크를 회사가 아닌 스스로가 짊어지고 가야하니 불안했던거지. 나는 지금껏 회사를 다니며 회사에서 배운 것들을 그대로 나의 것에 적용시켜 디벨롭하는 과정으로 스스로를 성장시켰는데, 이제 그 기준점이 사라진거야. 그러다보니 혼자 움직일 자신이 없어진거고. 내 행동에 대한 확신이 점점 줄어들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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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는 역량이 부족해. 누군가 밑에서 배워야 해'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결국 그 뜻은 '나는 스스로 움직일 자신이 없으니 회사에서 배운 것들로, 리스크가 적은 것들만 도전하겠어'란 게 아니었나 싶더라고. 스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무서우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돌아선거야. 사람들에겐 '용기를 내세요!', '자신을 가지세요!' 외치면서 나는 결국 내 스스로를 믿지 못한거지. 내가 이 고민에 대한 결론을 빠르게 내리지 못한 이유는, 저렇게 생각하는 내 자신을 인정하기 싫었던게 아닐까 싶어. 그럴듯한 이유로 나의 못난 모습을 포장하고 싶었던거지. 조금 더 냉철하게 나를 돌아보니, 답이 나오더라...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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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는데, 이런 많은 생각의 과정 끝에 나는 회사를 다니지 않기로 했어. 이미 내 마음은 NO를 외치고 있는데 이대로 일을 하다간 대표님께도 나에게도 민폐가 되겠다 싶더라고. 돌이켜보니 회사를 들어가고 싶은 이유가 '배우고 싶어서' 보다 '안정하고 싶어서'가 더 큰 이유였기에, 혼자 힘으로 그 벽을 부숴보겠다고 다짐했어. 적어도 1년은! 머리가 터질만큼 고민했던 일주일이었고, 나처럼 두 가지 선택에서 고민하고 있을 공주들이 많을 것 같아서 선택에 앞서 생각해 보면 좋을 질문들을 한 번 가져와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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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고민 중이야?
왜 그 선택에 고민을 하고 있는지 종이에 적어봐. 나는 회사를 다닐 때 좋은 점&나쁜 점, 나 혼자 일할 때 좋은 점&나쁜 점. 나쁜 점을 어떤 식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종이에 적어 보면 내가 어디에 마음이 더 끌리는지 알 수 있거든. 혹은 내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하는지 알 수도 있고. 나는 이걸로 고민이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됐어. (이때까지도 나에게 솔직하지 않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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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너의 민낯은 뭐야?
나의 구린(?) 생각을 공유한 것처럼, 내가 대면하고 싶지 않는 나의 구린(?) 모습을 솔직하게 돌아봤으면 좋겠어. 이미 마음은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나의 약한 모습들로 인해 (나의 용기가 부족해서,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 함께 하는 사람에게 미안해서, 다시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봐, 사람들이 나를 안좋게 볼까봐... 다 나의 이유들이었어.) 내가 원하지 않는 선택지를 꺼내왔을 수도 있거든.
나에게 솔직해졌음 좋겠어. 사람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모습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걸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에 따라 성장의 유무가 갈리는 것이 아닐까 싶고. 부족한 모습이 있기에 인간이지 않을까 싶어. 그러니까 부끄러워 말고, 나의 부족한 모습을 끄집어내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봐. 나는 '용기가 없어서 움직이지 못해' 👉 '부딪혀보자. 망해도 뭐 어때, 내일 죽는 것도 아닌데!'로 마인드를 바꿨어. 5월부터는 기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스타툰 튜터링 프로그램'을 시작해보려고!ㅎㅎ 생각하니 벌써 떨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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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의 마음은 어떤데?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이미 답은 정해져 있을 수 있어. 어떤 일이든 나는 '이걸 내가 왜 하는지' 그 이유가 제일 중요한 사람인데, 회사를 들어갈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거든. 위에서 선택의 장/단을 기록하고, 내 민낯을 바라보면서 결국 내가 '이루고자 하는 삶'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어.
나는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게 인생 모토거든. '내가 이게 하고싶은 건가?' 생각해 봤을 때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면, 그 선택은 하지 않는 편이야. 이번도 그렇고.🥹 마음은 정해졌는데, 거절을 어떻게 해야하지? 너무 죄송하고, 말을 꺼내기가 어렵고.. 이런 자잘한 이유들 때문에 결론을 빠르게 내리지 못했던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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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쓸 때면 인스타그램에서보다 더욱 더 솔직해 지는 것 같아.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나의 모습은 왠지 더 대단한 모습으로 포장된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 나도 부족함이 많은 인간이고, 쉽게 흔들리고, 마음이 여린 개복치 같은 사람인데 말이지.ㅎㅎ 그래도 이렇게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건 봐주는 울 공주가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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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뚜루마뚜루 고민 상담소
[오늘의 사연]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정작 실천하지 못하는 나, 어떻게 해야할까?'
단발이가 썼던 편지처럼 나도 혼자 시간 관리가 어려워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어. 생각만 많아지고 무기력해지니 움직임도 적어지고..ㅎ 원래는 참 활동적이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많은 이력서들에 회신을 받지 못하니 자존감도 많이 내려갔어. 오랜 기간 백수로 지내다 보니 금전적으로 힘들어 얼른 취업하고 싶은 마음에 그냥 적당한 직장에 들어가서 돈부터 벌까 싶은데, 그러기엔 내 경험들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당ㅎㅎ 그래서 참 슬프고.. 남자친구 몰래 눈물 훔칠 때도 많아. 일의 중요도와 내가 해야 할 것들도 구분도 잘 안되고.. 하고 싶운 건 많고 정작 하지는 못하는 날 위한 해결 방안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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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에는 요 공주의 사연을 가지고 와봤어. 남편 옆에서 홀로 눈물 훔치던 나의 모습과 정말 비슷해섷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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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의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안정, 구체적으로 '돈'이지 않을까 싶어. 지금 당장 나오는 수입은 없고, 뭘 해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사실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러다보니 오늘 나의 고민처럼, 꿈보다 안정적인 환경에 흔들리는거야. 나도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느꼈어. 내가 생각보다 겁이 많고, 용기가 없다는걸. 그렇게 잡생각만 많아지고 '내가 이걸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지.
그래서 나는 결심했어. 딱 2년은 돈 생각하지 말고 가슴이 떨리는 일을 하자고. 근데 현실을 배제할 수는 없으니, 한 달에 최소 얼마는 어떤 일을 해서든 벌고 그 기간동안 얼마 이상은 쓰지 말자. 이런 기준을 정해두려고 해. 사실 대략적으로 정해두긴 했는데, 당장 통장에 들어오는 돈이 없으면 또 마음이 흔들리더라고... 이 갈대 같은 마음.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정해 그 기간동안은 수입이 없어도, 두려워도, 뭐라도 해보려고.
더불어 완벽하게 잘하려는 욕심을 버리려고 해. 뭔가 자꾸 완벽하려고 하니까 뭣도 안하게 되더라고. 우리가 걸음마를 뗐을 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하지 않았잖니.ㅎ. 그냥 일단 일어서 보고 넘어져도 보고...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 우리가 걷게 된거야. 물론 사람마다 속도는 다르겠지만, 처음은 누구나 서툴고 어려워. 나는 그걸 인정하기로 했어. 그래야 새로운 시도에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거든.ㅎㅎ.
시간 관리는 나도 어려워하는 부분인데, 일단 하고 싶은 걸 '단 한 개!'만 정해서 한 가지에 먼저 성취를 느껴보는 경험을 가졌으면 좋겠어.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하나 둘씩 욕심이 생기더라고ㅎㅎ 지금 내가 퇴사하고 홀로서기를 한 것도 작은 성취들이 하나 둘씩 쌓이면서 홀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만들어줬거든. ㅎㅎ.
우리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해보자. 망하면 어때~ 조금 부끄러워도 결국 내 인생인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실패하고 일어날 줄 아는 삶이 더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해. 지금 우리의 모든 경험들이 결국 우리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 줄테니까. 우리 자서전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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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들의 고민 상담을 하면서 어찌보면 내가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을 적는 게 아닐까 ..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덕분에 나도 생각이 정리가 되는 기분...♥️ 혹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끙끙 앓지 말고 여기에 적어줘. 일주일에 한 고민 씩 나눠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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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자꾸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져서 이번 주는 약속을 매일 매일 잡아뒀는데, 와 생각보다 너무 정신없더라.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자꾸 회피하려고 하니, 더 상황이 악화된 것 같아. 앞으로는 좀 더 나에게 솔직한 삶을 살기로 약속해 본다. ㅎㅎ
아래는 인스타 스토리에도 올리긴 했었는데, 독서모임 팀원들과 간 전사지 원데이 클래스에서 단발모리 소주잔을 맹글어봤거든.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었고, 결과물이 넘 귀여워서 공유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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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편지는 모두 무료지만! 호옥시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어 단발에게 커피 한 잔 사주고 싶은 공주가 있지 않을까 싶어, 후원할 수 있는 사이트를 가져와 봤어. 사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안정된 삶이 아니다보니 편지를 열 때도 무료/유료에 고민이 많았는데, 편지의 목적은 결국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야기에 위로 받고 갔으면.. 하는 게 가장 컸기 때문에, 무료로 유지하고 자유롭게 후원하고 싶은 사람들만 줄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해.
공주들한테 고맙다고 해놓고 돈 걷는 것 처럼 보일까봐 사실 옴총 고민이 많았는데, 공주들의 응원이 내가 꾸준히 기록하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고민 끝에 이런 방식을 생각해 봤어. 부담 갖지 말기🥹 앞으로도 솔직한 나의 날 것의 이야기들 잘 풀어볼게. 그럼 우리 다음주 일욜에 보자, 이번 한 주도 화이팅! 안뇽!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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