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공주! 단발이야. 정말 오랜만에 돌아왔지? 그간 잘 지냈어? 오래간 소식 못전해서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아님 말구 (힣) │˶˙ ̫˙˶)꜆
편지함을 살펴보니, 6월 24일이 마지막 편지였더라고. 무더운 여름 날에서 추운 겨울이 오기까지, 그 무렵 나는 많은 고민들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나름에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할까? ㅎㅎ
나의 고민은 좋아하는 일과 삶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일을 좋아해 일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다보니일 외의 모든 것들을 놓치며 살고 있었거든. 일을 핑계로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 내 자신도 잘 챙기지 못했어..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일던 일에서도 실수를 하거나,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일들이 반복되었어. 어느 순간 일에 쫓기고 있는 내 자신이 보이는 거야.
근데 또 막상 그만두려니 내가 너무 나약한 게 아닐까,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싶고.....
요런 상태였다보니.. ㅎㅎㅎ
편지를 쓸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 펜을 들기 쉽지 않더라. 그렇게 몇 달간 레터를 쉬게 되었던 것 같아. 분명 편지에서도 찡찡될 것 같았거든. (인스타툰도 거진 한 달 넘게 쉬었지 뭐야.)
결국 나는 많은 고민 끝에 나는 퇴사를 결정했고, 그렇게 좋아하던 직장을 떠나게 되었어. 지금은 백수 생활을 보낸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구. ㅎㅎ
초반에는 마음이 헛헛해 방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잘 안정되어 하루를 평온하게 보내고 있는 중이야.😄
여유가 생기면 바로 편지를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에게는 쉬는 시간이 필요했던 건지 한달 간은 편지를 쓰기가 쉽지 않더라. 쉬면서도 마음이 이리저리 요동쳤거든. '이렇게 쉬어도 되나?' 하면서.
불안이 커지니 생각을 피하고 싶어 매일 침대에 누워 숏폼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몸은 더 늘어지고, 귀찮음이 커져 혼자 있을 때면 배달 음식을 시켜먹곤 했어. 이렇게 살다보니 살도 정말 금세 찌더라. ㅋㅋㅋㅋ (어떻게 뺀 살들인데.. 다시 원상복구..)
악순환이었어. 쉬기 위해, 나를 좀 더 알아가기 위해 퇴사를 했으면서 내 정신은 쉬지 못하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혼자 여행을 다녀오고, (여행 이후에도 다시 게을러졌지만) 정신 차리고 하루에 건강한 습관들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모닝페이지를 쓰고, 비타민 음료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해. 가볍게 일본어 공부를 하고, 한끼는 직접 해 먹고, 하루에 1만보는 꼭 걸어야겠다 생각하고 있어. 잠잘 때는 폰 들고 들어가지 말기. 대신 모든 것들은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완벽할 필요 없고, 최대한 가볍게. (애걔? 할 정도로)
사실 이 모든 행위들은 '나를 위한 것'이거든. 루틴을 하고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많이 되니까. 그렇다보니 내가 귀한 사람이 된 것 같달까? ㅎㅎ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더라고.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느낀 건, 살면서 단 한 번도 나에게 이런 여유를 줘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온전하게 혼자 있는 시간. 조용히 나를 마주하는 시간. 고요함에 익숙해 지는 시간.
그래서 나를 좀 기다려 주기로 했어. 사실 지금도 뭔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딱히 없긴한데, 그냥 뭔가 하고 싶어질 때까지 조금 기다려 보려고. 대신 루틴을 잘 지키고,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야금야금 도장깨기 해 볼 예정이야.
요즘 나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할까, 그 열심히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살고 있어. 나는 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최종 목적인데 열심히 산다고, 치열하게 산다고 행복한 건 아니더라고. 오히려 나의 행복을 잊어버리게 된달까.
그래서 나의 행복을 찾아보려고 해. 나는 어떨 때 행복할까.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 그런 것들.
조금은 사춘기스럽고 재미없을 지 몰라도, 나는 나만의 길을 걸으며 그 여정을 공주에게 공유해 볼게.
앞으로의 편지는 '일'을 포함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지 않을까 싶어. 나누고 싶은 이야기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 답장에 써 주거나, 디엠으로 보내줘. 소통은 always welcome ~~
공주는 그 간 어떻게 보냈어?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공주에게도 또 다른 변화가 생겼지 않았을까 싶구. 궁금하다. 공주의 근황을 아래 답장에 담아준다면 참 기쁠거야.❤️
모쪼록 게으른 내 편지를 기다려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나를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있는 것 만으로도 매번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 ᷀ົཽ≀ˍ̮ ᷀ົཽ⁎⁺˳✧
앞으로 그럼 자주 찾아올게. 안녕!
(매일 일요일 밤에 봐🌝 하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