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요즘 내가 인스타에 '퇴사 후 이렇게 살아요' 시리즈를 그리고 있어서 단발과 회사 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해.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내 과거를 소개하자면, 나는 대학병원 간호사로 3년 넘게 근무하고, 간호사 교육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1년 8개월 정도 근무하고, 이제는 회사 없이 스스로 돈을 버는 경험을 하고 싶어 두 번째 퇴사를 마쳤어.
그리고 이전 편지에서 말했잖아. 나 다시 회사 들어갈 '뻔'했다고. 정말 멋진 분들과 일을 해 볼 기회가 생겨서 퇴사한지 한 달 반만에 회사를 다시 다닐까.. 고민을 엄청 많이 했었어. 그러다 결국 '아직은 때가 아니다'란 결론을 내리고 제안을 거절하긴 했는데, 이 경험을 통해 깨달았지. 나는 회사가 어려운 사람이란 걸. 이번에 강점코치 오늘님과 대화를 통해 내 강점들을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더 느꼈어.
1. 감정적 소모
나는 사람들을 엄청 좋아하는 타입이라 회사에서 팀원들에게 에너지를 엄청 많이 받는 편인데, 그만큼 사람들의 기분을 엄청 신경쓰는 타입이라 눈치도 많이 봐. (갑작 TMI지만, 나는 이게 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공감'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 갤럽 강점 검사) 그러다보니 다른 팀원들이 언쟁하는 소리,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 이유 없이 우울한 팀원... 이 모든 것이 업무할 때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거야. 내가 잘못한 상황이 아닌데도 괜히 신경쓰이고 어떻게든 그 사람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인지라 업무 외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큰 편이었지.
2. 이거 꼭 해야 해요!
내 강점을 보시더니 오늘님이 나는 감이 좋고,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바로 잘 옮기고, 효율을 따지는 타입이래. 그래서 일을 하다 무언가 해야할 일이 생기면 꼭 해야 하는데, (그럴 때 잘 되는 경우가 많거든.) 회사에서는 내가 하고 싶다고 다 되지 않잖아. 대표님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고 회의하고 언쟁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많이 뺐기더라고. (물론 회사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긴 해. 내 성향이 그렇다는 것...)
3. 비합리적인 체계에 순응하기 어려움
게으른(?) 효율충인지라, 일 할 때 '이거보다 더 나은 방향이 있지 않을까?' 고민을 엄청 많이 하거든. 그래서 항상 어떤 일이든 '이건 왜 이렇게 하지?' 좀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편이야. 그러다보니 오래된 규칙이라도 그 이유가 이해가 가지 않으면 지키는 걸 굉장히 어려워 해. (간호사 때 많이 힘들었지 ㅎ) 예를 들어...
Q. 왜 사람은 대학을 나와야 해?
Q. 왜 사람은 직업이 하나여야 해?
Q. 왜 저 선배는 후배를 괴롭히지?
Q. 왜 간호사는 이래야 하지?
Q. 왜 회사는 9 to 6로 일해야 해?
Q. 왜 학교에서 휴식 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을까?
Q. 왜 학생은 공부를 해야할까?
Q. 공부를 잘한다고 다 좋은걸까?
Q. 왜 학생은 학교를 다녀야 할까?
Q. 왜 사람은 각자의 특성이 다 다른데, 남들과 같은 길을 가라고 할까?
Q. 이 회사는 왜 이럴까? (ㅎ)
Q. 저 사람은 왜 일을 이렇게 할까?
이런 것들. 사회가 당연시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항상 물음표를 던지는 편이야. 그러다보니 회사를 다닐 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어. 대신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옛날에는 불만만 가득한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직접 부딪히고 해결책을 찾는 태도를 갖게 되었어. 그래서 요즘은 그렇게 불만이 많지 않아 ㅎㅎ
4. 반복되는 환경 - 진절머리
발상, 전략, 행동. 새로운 것들을 떠올려 전략을 짜고 바로 실천하는! 그런 스타일이다보니 틀에 박힌 일을 하면 금세 질려해. 내가 성장하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더더욱. 그래서 어느정도 있다보면, 이것만 하고 못살아!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
아무튼! 내가 이런 타입이다 보니 회사가 (즐거우면서도) 맞지 않았던 게 아닐까 싶었어. 오늘님도 나의 강점들을 보며 내가 더 큰 효율을 내는데 혼자 일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하셨고. ㅎ.
이것처럼 각자의 성향이나 잘 하는 것이 다 다르잖아. 그렇기 때문에 내가 회사가 잘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는거지. (근데 이건 정말 열심히 해봐야 아는 것 같아!) 다수가 가는 길이라고 해서 내가 꼭 그 길을 갈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요즘은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잘 알아야 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여러 경험들을 쌓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찾는 연습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어. (물론 나도 연습 중이야 후후.)
내가 받은 강점 테스트도 추천! 업무 관련해서 내가 일할 때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어. 그럼 이번 기회에 나는 어떤 사람인지,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나를 아는 것은 살아가면서 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하더라고. 일할 때 내 모습은 어떻지? 아래 설문지에 간단하게 나의 생각을 정리해 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