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나의 공주, 혹은 왕자👸
: 예민한 ㄴㅏ, 오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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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 공주! 일주일 잘 보냈어? 연휴 끝나고 레터를 보냈었는데, 얼마 안되어 또 글을 쓰게 되었네.
공주에게 편지를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는 일주일을 돌아보는 시간이거든. 특히 회고를 하면서 스토리를 많이 보는데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 생각들을 스토리에 기록하는 편이야) 이번 주는 스토리를 올린 게 별로 없더라.
유독 이번 주에 생각이 정말 많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기록이 없지? 싶었어. 내가 기록을 안 할 때를 살펴보면 물리적(시간)으로, 심리적으로 여유가 부족할 때거든. 생각할 여유가 없을 때.
일을 쉬고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진 않을테고, 그럼 왜?🤔
내가 심적인 여유 -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어질 때는 세 가지인 것 같아.
#1 이미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생각 에너지가 끝났을 때
👉 다른 일에 생각 에너지를 다 썼을 때. 머리 뿐만아니라 감정을 너무 많이 써도 그렇더라.
#2 체력적으로 부족할 때
👉 몸이 피곤하면 깨달음도 없어지는 것 같아. 체력이 떨어지면 만사가 귀찮지.
#3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
👉 재밌게도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꺠고 싶지 않아 기록을 미루기도 해.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라던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놀러갔을 때라던지.
이번 주를 돌아보니 셋 다 더라. 오랜만에 남편과 행복하게 긴 휴일을 보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 에너지와 체력 모두 많이 사용한 한 주였어.
새로 시작한 일에 살짝 책임이 생겼는데, 즐거운 마음도 들지만 사실 그것보다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 것 같아. 내가 지금 이 일을 해도 될까? 진짜 하고 싶은 게 맞나?하고. 그리고 이번 주에는 가족 관련해 신경쓸 게 생기다보니 여러모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
외부 사람들과의 소통이 늘어가다 보니, 나와의 소통에 소홀해 진거지. 근데 또 누군가와 소통하지 않고 조용히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 ^////^ 나처럼 생각이 많고 예민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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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HSP (highy sensitive person) 테스트를 알고 있어?
어릴적 나는 무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거든? 새로운 것들을 좋아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하고.
근데 너무 웃기게도 사실 나는 예민한 사람이야. ^////^ (으른이 되어서야 인정하게 된...)
사람의 감정에 예민하고, 잘 놀래고, 감각적인 것에 예민하고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하루 기분을 망치는,, 그런 사람 나야 나,,), 타인에게 상처 잘 받고, 생각이 굉장히 복잡한 사람.
어릴 적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면서 살아온게 아니니까, 나의 성향을 받아들이기 보단 다른 사람들이 한 이야기에 나를 껴맞추려고 많이 했던 것 같아. 그리고 예민한 사람은 인생 살기가 너무 고달프거든. 무던한 척,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척. 사람들과 함께 있기 편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거야. 그러니 금세 소진되고 포기하게 되는 거지.
살다보면 우리는 참 쉽게 많은 것들을 ‘좋다’, ‘나쁘다’ 이중적으로 생각하며 사는 것 같아. 예민함도 그 중 하나로, 꽤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잖아. ‘저 사람 예민해. 같이 있으면 피곤해.‘ 이런 식으로. 그렇다보니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들도 이런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고치려고 하지. 예민한 사람일 수록 감정에 대한 방어 기재가 세게 오는 것 같아.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그러니 지금의 내 마음에 솔직해지기 어려울 때가 많지.
예민함은 곧 ‘섬세함’과 같다고 생각해.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는 사람. 그래서 오히려 이런 나에게 잘 맞는 환경이나 삶을 살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더라구. - 나는 감정 쪽에서 제일 예민한 것 같은데 그렇다보니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록 좋은 일(마케팅, 작가,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등등)에 잘 맞더라고. - 그리고 예민하다보니 힘든 상황도 많지만, 그만큼 작은 일에도 행복을 굉장히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야. 예민함 덕분에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것 같아. (아름다운 음악, 풍경만 봐도 우는 사람.. 나야 나... 그래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에 관심이 많나봐)
때문에 예민한 사람들은 더 나와의 대화가 필요하더라. 예민한 사람들의 내면은 엉킨 실타래와 같아서, 이를 잘 풀어 제 위치에 놓아주어야 살기 편하거든. (안그럼 고장남. 나 컨트롤 불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예민함을 예쁘게 봐 줘야 해. 지금의 내 마음이 어떤지 부터 시작해서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상황, 행복을 느끼는 상황, 나의 장점과 단점, 기타 등등등.. 예민한 사람들은 에너지의 소진이 빠르기 때문에 어디서 내가 에너지의 소진이 오는지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
예민하면 단점만 많이 보이는 것 같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장점이 더 강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어. 모든 면에는 장단이 있으니까! 어린 시절에는 단점이 너무 크게 보이니까 나를 바꾸려고만 했던 것 같은데, 커가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이해하고 더 내가 행복하게 멋지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나가는 것 같아.
최근에 어떤 연예인이 20대는 부딪히고 찾아다니는 시기였다면, 30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시기인 것 같다 하더라구. (누구였더라.. 기억력 똥) 너무 공감해. 내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모습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조금씩 체감하고 있거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해 보면서 느낀 것은, 모든 면에는 양면이 있다는 것. 멋져 보이는 삶이라도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는 거지.
오늘 스토리에 '내가 나를 잘 모르겠어서 툰을 그리고 글을 쓰는게 어렵다‘라고 적었는데, 글을 적으면서 다시 깨달은 것은 지금 내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시기인 것 같아. 이전에 쉽게 툰을 그려 올리고, 계정을 키우는데 집중했던 그때와 달리 생각의 단계가 더 깊어져 인스타툰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워진 것 같아. - 레터만 쓰면 길어지는 이유....
이또한 다 의미있는 경험들이겠지. 꾸준함은 매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오래간 지속하는 것이니까,, 후후,, (매일 반복하면 더 좋지만 말이야 ^///^)
무튼 오늘의 결론! 나는 예민한 내가 참 좋고, 이 기질을 어디다 잘 써먹을지(?) 고민 중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 키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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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뚤 마뚤 고민 상담소
현 직장을 다닌지 만 2년 조금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적응을 못했어요. 우선 근무 환경 특성상 같이 근무하는 분들이 연령대가 높아서 그런지 (저는 20대 후반, 다른 분들은 최소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친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어요. 하루 동안 한 마디도 안 하고 올 때도 많은 정도예요. 딱히 친해져야겠다든가 소외감을 느낀다든가 하지도 않아요. 저도 불편해요. 또한 제가 업무 실수도 좀 잦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더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없고 여러모로 자존감도 많이 깎이고. 평소에 활발하고 잘 웃고 말도 많은 사람인데 직장만 가면 우울해보이고 말도 없고 무기력한 사람이 돼요. 이전 직장에선 안 그랬는데.... 7일 중 5일을 자존감이 깎이고 움츠러드는 저를 보면서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이런 일로 퇴사를 하자니 너무 애같고 고민됩니다. 현 직장은 성장 가능성 없고 월급도 많지 않지만 워라밸이 좋아서 들어간 곳이에요. 아직 20대 후반인데 너무 워라밸만 찾은 것 같기도 해서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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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안뇽! 일의 환경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기구나..! ㅎㅎ 당연한 고민이고, 당연히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해. 이전에 내가 제주도 취업 강연에서 했던 이야기인데, 일은 그 일의 분야나 행위 뿐만아니라 환경 적인 요소도 꽤 깊게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었거든.
내 이야기로 설명해 보자면,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직무 전환을 해오면서 (간호사 - 스타트업 마케터 - 프리랜서 작가 - 커뮤니티 매니저) 다양한 환경에서 일을 했었어.
간호사 때는 직원이 1,000명이 넘는 큰 병원에서, 한달 씩 스케줄이 나오는 삼교대 근무를. 다음은 15명 정도의 중소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9am to 6pm 오피스 근무, 워라벨 좋은 곳에서. 자유롭게 어디든, 홀로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 작가로. 그리고 5명 규모의 치열하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처음에는 재택 프리랜서로, 후에는 11am to 8pm 오피스 근무로.
다양한 환경에서 일을 했지만, 사실 나는 환경을 그닥 생각을 하지 않고 매번 직무전환을 해왔던 것 같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으로. 그게 어디든 상관 없었어. 정말 ‘행위’에만 초점을 맞췄던거지. 근데 막상 이렇게 지내다보니 ‘하고 싶은 일’ 뿐만아니라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느냐’도 정말 중요하더라. 사실 일도 일이지만 업무에서는 이 환경이 나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환경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겠지.
회사의 규모, 시스템,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정도, 업무 시간, 업무 장소, 책임의 정도, 팀플 vs 갠플 등등.. 나는 이 여러 요소들 중에서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야. 내가 어려운 상황을 편히 말할 수 있는 환경인가, 일 이야기 이상으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팀원들인가, 함께 있으면 일을 하는 게 즐거운가, 내가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팀원이 있는가.
위에서 나는 예미한 사람이라고 했잖아..? 특히 나는 감정과 사람에 대해 예민하거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더라도 이게 갖춰지지 않으면 나는 너무 힘든거야. 대신 딱 한 명이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케미가 잘 맞아 함께 날라다닐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좀 힘든 것들도 꽤 참는 것 같아. 간호사 때도, 마케터 때도 그랬거든.
물론 모든 사람들이 팀원들과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힘들겠지. 근데 내 동생도, 같이 사는 남편도 보면 꼭 친한 친구가 있어야 하진 않더라구. 어른들하고도 선 지켜서 잘 지내고, 외로움도 덜 타는 편이야. 그래서 이런 쪽으로는 스트레스를 덜 받지. 대신 부당하게 자신의 개인 시간에 피해를 받거나, 회사의 규율이 잘 지켜지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더라.
그냥 나는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느냐'가 일할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던 거지. (내가 어린애 같아서가 아니라!)
공주도 그런 게 아닐까? 워라벨이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번 일을 택했는데, 사실 일하는 환경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던 걸지도 몰라. 그 부분에서 ’내가 왜 힘든지, 무엇이 가장 힘든지 깊게 파보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시도해 볼만한 작은 해결책들이 나올거야. (회사 밖에서 이런 소통/감정 교류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던지 - 동아리, 소모임 등 - 혹은 해결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회사를 찾아본다던지)
나도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힘들었던 경험들이 많이 있었기 떄문이라고 생각해. ㅋㅋㅋ.. 예민한 사람으로서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다녔달까,, ^////^ 물론 내 마음에 쏙 드는 곳은 절대 없겠지만, 내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상황을 피하는 능력은 생긴 것 같아.
그러니 공주도 너무 주눅들지 말고, 지금의 경험들이 다 나를 알아가는 경험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여러 번 실패를 해봐야 이를 통해 정확히 원하는 데이터를 얻게 되는 것 같아. 더 나은 삶을 위한 배움의 경험이라고 생각해 보자 >____< 화이팅이야!!
+ 도움이 될까해서 내가 취업 강연할 때 첨부했던 슬라이드 슬쩍 첨부해 둡미당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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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의 고민 기두리는 중 )))
함께 나누고 싶은 고민이 생겼다면
아래에 남겨줘.
일주일에 한 고민씩 가져와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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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짧게 써야지 다짐했는데 또 왜캐 길어진 것인지 증말 ^^*... 스토리에도 한바닥 글 적고 나왔는데, 또 적을 게 이렇게 많아지다니. 생각 주머니 너무 커진 요즘.. 그래도 글을 한 번 쓰고 나면 복잡한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야. 불안한 감정도 많이 내려앉고.
저번 주 레터에서 아림 공주가 공감되는 이야기 나눠줘서 고맙다고 답장을 줬는데, 결국 글을 쓰는 행위에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되는 건 나인 것 같아. 오히려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 ㅎㅎㅎㅎ
앞으로 내 인생..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또 씩씩하게 잘 나아가볼게. 이 여정을 함께하는 공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오늘 레터 끝!
P.S. 갑자기 취미생활에 푹 빠져서,, 어제 만든 슈링클스 조각들이야. 거의 사이즈가 1/5 줄어드는데, 너무 귀여워.... 내가 만든 거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욱긴 나란 사람,, 이제 지점토 키링두 만들어 보려구! 취미에 몰입하는 이 순간이 넘 힐링이닿ㅎㅎㅎ 도파민에 쩔어있는 뇌를 치유하는 기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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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오카방 관심있는 공주들은 요기로 컴 ^___^*
단발처럼 갭이어를 보내고 있는 공주들과 함께 놀고 싶어 만든 방😌 요기서 공지할게요옹📮
(갭이어 끝날 때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반기에는 같이 '나를 찾는 여행'을 해볼 예정이야.
들어와서 상단에 공지사항 꼭꼭 읽기! 닉네임으로 이름 바꾸고, 자기소개 남겨주기 ~~~ ❤️
비밀번호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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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혹시 단발의 이야기가 공주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커피 한 잔 선물해 주기! 울 공주, 왕자들의 응원들은 단발이 오래오래 레터를 쓸 수 있게 도와준답미다 >_< 헤헤헿💞
그럼 다음에도 힘나는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앙뇽!❤️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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