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공주! 잘 지냈어? 월요일에 보내야지.. 해 놓고 벌써 목요일. 놀고 있으니 시간이 정말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 주룩..
이번 주에 나는 지인 분의 초대로 '웤웤상사'라는 팝업에 참여하게 되었어. 요거는 하게된 배경을 그린 📎 인스타툰!
일잘러들을 위한 브랜드 & 일에 진심인 브랜드들을 모아 진행하는 팝업인데, 읭? 백수인 내가 왜 초대가 되었지??? 싶은거야. 근데 이번 년도 팝업 주제를 보니 '실수'더라. 새로운 도전 앞에는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실수 좀 하면 어때!' 슬로건으로 브랜드들의 B급 제품도 판매하는 컨셉이야. 어찌보면 내가 일을 그만두고 쉼의 기간을 택한 것도 뭐든 잘 해야 하고,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짓눌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 그래서 일을 하진 않지만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팝업의 메시지가 참 좋더라.
나는 이번 주 토요일, 일요일 모두 상주하면서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캐리커쳐 부적을 그릴거야. (일잘러 부적 갑미당 ㅎㅎㅎ) 8시간 내내 그림을 그릴 수는 없어서 깜짝 이벤트로 내가 지금까지 만든 모루인형들을 아주 저렴한 가격(5,000원)으로 분양해 갈 수 있는 인형 뽑기도 준비 중! ㅎ_ㅎ 시간되면 놀러와 >< 오랜만에 공주 얼굴보고 싶다 ~~~
🗓️일정 : 7/26(토),27(일) 11am ~ 7pm
📍위치 : 홍대 데스커라운지 (홍대 도보 약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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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가장 큰 이슈,, 큰 결정을 내린 것! 그래서 이번 레터에는 그걸 좀 써보려고 하고 있어.
일을 그만두고 일이 아니더라도 나를 사랑하고,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8개월.. 벌써 일을 그만둔지 일년이 다가가는데 아직도 나는 지금 일을 하지 않는 이 삶이 너무 불안해. 별 생각이 없었던 기간이 있었던 것 같은데.. 또 통장 잔고가 점점 비워가는데 시작한 일들에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일을 시작하려 하면 겁부터 먹는 상황은 변함이 없어서 무섭더라구.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함께 일을 하자고 말씀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작게 일을 시작해 보고 있긴 한데, 또 숨이 턱 막히는거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대로 계속 일이 하기 싫으면 어쩌지?
그래서 잘 살펴봤어. 내 마음이 왜 이런지. 그리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는 지인 분들을 집에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 이야기를 하면서 깨달은 건, 내가 '특정한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거야. 근데 너무 슬픈 건,, 그 일들이 모두 이전에 내가 '잘한다고 생각한 일'인거지. 성과를 낸적이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들었던 일들. 모임을 운영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 정말 좋아했던 일들이었는데 이제는 그 일들을 할 때 너무 부담이 되더라.
어떤 게 가장 부담이 될까? 싶었을 때 가장 큰 건 '사람들의 시선'이었어. 나도 내가 이 일은 어느정도 할 줄 알고, 그렇기 때문에 타인이 나에게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일을 시작할거 아니야. 그러다보니 지금의 나는 이전과 달리 지쳐있고, 일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기대를 저버릴 것 같아서 숨이 막히는 거야. 그리고 예전에는 조금 결과가 아쉬워도 일단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의논하고 발전 시키는데 의의를 두었는데, 지금은 내가 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더 하기 싫어지는 것 같아.
머리로는 자의식 과잉이다. 연예인병이다(?) 하면서도 사람들은 나에게 활발하고,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모습을 기대할텐데 그 기대에 맞출 자신이 없는거지. 그러다보니 모루인형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이제 막 부담 없이 시작하는 일에 좀 더 마음이 편하더라. 그래서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천천하지만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아. 레터도 마찬가지고! 내 속도대로 끌고 갈 수 있어서 더 그런가봐.
그래서 챗 지피티, 남편, 주변 지인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정리해보니 내가 지금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돈과 외로움 & 성취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 그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도 몸이 먼저 가는거야. 또 주어지는 기회가 소중한 것도 있고. 잘 쉬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눈 앞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일을 하자고 연락이 오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마음이 흔들리는 거지. 일을 할 때는 그렇게 굳센 마음이(은근 일에서는 고집과 기준이 있는 편이거든) 왜 휴식 앞에서는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
최근에 심리학과 관련된 영상을 많이 보고 있는데, 감정을 연구하시는 김주환 교수님이 '우리는 돈을 벌어야하고, 성공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세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 그래서 그런 사회적인 인식이 두려움을 만들고, 두려움이 원동력이 되어 사람들이 움직인대. 근데 이렇게 되면 두려움에 먹히기 쉽거든.
교수님의 다른 영상에서 설명해 주셨는데, 최근 연구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두려움'으로 부터 비롯된다는 결과가 나왔대. 짜증, 실망, 슬픔, 분노, 원망, 불안, 초조 등등..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을 잘 이겨내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 되려면 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해. 그걸 어릴 적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사회는 우리에게 두려움만 가르친다고.
그래서 나도 두려운 선택을 해보면 지금의 이 답답한 상태에서 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은거야. 그럼 내가 두려운 선택이 뭐가 있지? 온전히 나홀로 나를 책임지는 것. 나는 지금까지 결혼 전에는 가족과 함께 살았고, 결혼 후에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온전히 혼자가 되어 본적이 별로 없어. 가족과 살 때는 일을 시작하고 경제적으로는 독립을 했지만 건강한 하루를 사는 것 & 집안일은 완전 아가 수준이었고, 지금은 앞의 두 가지는 채워지고 있지만 일을 그만두고 나서는 알게 모르게 남편에게 의존을 많이 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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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를 둘러싼 환경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좀 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구. 한국에서도 할 수 있지 않냐 싶은데, 내 성향상 한국에서는 한계가 있더라. 하루를 사는 패턴은 건강하게 바꾸었는데, 일에 있어서는 내 마음이 가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았어. 환경, 사람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 스펀지같은 사람이라 온전히 내 마음에 솔직해 지기가 쉽지 않았던 거지.
괜히 시부모님 앞에서 바쁜 척, 뭔가를 하고 있는 척 말하기도 하고 (물론 부담을 주시는 건 아니야) 일을 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을 잠 재우기 위해 매달 작게 프로젝트성 일을 했어. 남편은 나를 응원해주고 있긴 하지만, 요즘 일이 바쁜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하고.. 일을 시작해야할까? 하는 마음과 나는 아직 좀 더 쉬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충돌하는 거지.
나는 아직도 온전히 휴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어. 퇴사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내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환경이 주는 영향이 크더라. 뭔가 해야만 한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느낌.이러다간 끝끝내 진짜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떠나기로 했어. 제목에서는 매우 거창하게 이민가는 사람처럼 써놨지만, 그건 아니고 몇 개월 동안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홀로 디톡스하는 기간을 가져보려 해. 여행 기간동안 인스타그램도 잠시 쉬고,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매체(메일/카카오톡 등)들을 최소화하고. (대신 나의 일상을 기록할 수 있는 좀 더 일방적인 매체인 유튜브에 기록을 남겨보려고! 아, 레터는 꾸준히 작성할 예정이야 ㅎㅎㅎ 내가 제일 부담없이 하는 외부 기록 ><) 내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음과 환경을 차단하고,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시간 & 나 홀로 일어서는 연습을 해보려 해.
게다가 해외살이는 내 어릴적부터 꿈이었거든. 일도 안해서 돈도 없고, 남편과 헤어져야 하고, 가서 뭘 할지 아무것도 정한 게 없기 때문에 누가보면 '괜찮겠어..?'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뜬금없는 선택이기 때문에 더 새로운 것들을 깨달아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특히 오랜 기간 남편과 떨어져서 과연 내가 잘 살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챌린지였어 흑흑 젤 고민 많이 함.. 내 소울메이트..)
사실 일을 쉬고 나서 가슴이 떨리는, 설레는 순간이 정말 별로 없었는데 (일을 제외한다면 거의 없었던 것 같아) 떠나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몇개 적어보니(매우 소소함) 괜히 마음이 기분좋게 울렁거리더라. 이정도면 가야하는 게 맞는 것... 퇴사할 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여러 이유들로 미루고 있었던 선택이라, 용기내서 떠나보기로 했어.
나라는 일본으로 정했는데(바뀔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되면 왜 일본으로 정하게 되었는지도 레터에 풀어볼게! 뱅기 표 끊어야 진짜 가는 거긴 한데ㅋㅋㅋ 일단 10월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 돈 탈탈 털어서 연말까지 있어보려고ㅎㅎㅎㅎ 8월부터는 일본어 공부도 슬슬해야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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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의 고민 기두리는 중 )))
함께 나누고 싶은 고민이 생겼다면
아래에 남겨줘.
일주일에 한 고민씩 가져와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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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저번 주에 무기력과 관련된 글을 썼는데, 정말 많은 공주들에게 답장을 받았어. 매번 레터를 다 쓰고 답장을 읽곤 하는데, 이번 답장은 진짜 눙물 줄줄 흘리면서 읽었다ㅠㅠㅠ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한 공주들도, 그리고 비슷한 시기를 보내는 공주들의 이야기들이 나에게 정말 큰 힘이 되더라.
지금의 나도 단발이라고 말해준 한나 공주, 솔직함으로 위로를 줘서 고맙다는 가희 공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알려준 아림 공주, 무기력을 통해 성장한 이야기를 들려준 아일 공주, 퇴사 고민을 하고 있는 마음을 솔직히 공유해 준 기러기 공주,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마음의 중요성을 알려준 한별 공주, 나의 실행력이 멋있다고 말해 준 라엘 공주까지..
얼굴도 만난 적 없지만 글로서 서로 통하는 이 순간들이 나에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것 같아. 시간을 내서 내 글을 봐주고 답장을 보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모두들 각자의 고민 안에서, 더 나답게 살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어느 순간부터 만화를 그리며 누군가에게 큰 힘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순간에는 내가 더 큰 위로와 힘을 받아가는 것 같아. 주변에서 뭐 때문에 레터를 쓰냐고 종종 물어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구독료가 있다보니...ㅎ) 뭔가를 바라는 마음보단 그냥 이런 순간들 때문에 꾸준히 쓰게 되는 것 같아.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마음이 연결되는 이 순간들.
간호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다짐하고, 두 번째 회사를 그만두면서 프리랜서 선언을 했던 게 23년 3월이었어. 그 때부터 퇴사 후 불안한 마음에 이 레터를 써왔던 것 같은데, 그 때와의 나와 지금의 내가 또 생각하는 것 & 지향하는 것들이 달라 참 신기해 ㅎㅎ 때론 너무 이랬다 저랬다 하나? 싶지만,,, 공주들이 답장에 적어준 것처럼 이또한 내가 성장하는 모든 과정이니까 ㅎㅎㅎ
매번 말해도 모자라지만 이런 나의 여정을 함께 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 그럼 이번 주도 나답고 행복하게 마무리 할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 (엄청 길었다!!)
P.S. 사진은 스토리로도 올렸던 행복에 대한 이야기! 조건에 대한 행복보다 무조건적인, 지금의 삶을 받아들이면서 행복이 시작된다는 김주환 교수님의 말씀ㅎㅎ (부정적인 감정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는 그 영상이야!) 시간 될 때 📎 영상 한번 봐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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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오카방 관심있는 공주들은 요기로 컴 ^___^*
단발처럼 갭이어를 보내고 있는 공주들과 함께 놀고 싶어 만든 방😌 요기서 공지할게요옹📮
(갭이어 끝날 때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반기에는 같이 '나를 찾는 여행'을 해볼 예정이야.
들어와서 상단에 공지사항 꼭꼭 읽기! 닉네임으로 이름 바꾸고, 자기소개 남겨주기 ~~~ ❤️
비밀번호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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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마워, 단발모리!'
혹시 단발의 이야기가 공주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커피 한 잔 선물해 주기! 울 공주, 왕자들의 응원들은 단발이 오래오래 레터를 쓸 수 있게 도와준답미다 >_< 헤헤헿💞
그럼 다음에도 힘나는 이야기로 찾아올게. 그럼 앙뇽!❤️
FROM. 단발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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